전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개인의 위생이나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다. 이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키는 것은 삶의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이 가운데 신체적인 노화를 걱정하는 시니어 세대뿐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서도 운동으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신한카드가 고객의 소비 패턴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제 건강을 위한 노력은 더 이상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선 SNS상의 연관 키워드를 통해 건강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건강 관련 키워드의 언급량을 살펴보면 2019년에는 ‘미세먼지’ ‘다이어트’ ‘피부’ 등 특정 시즌이나 미용에 관련된 것이 주를 이뤘다. 반면 올해에는 ‘스트레스’ ‘면역력’ ‘습관’ 등 심리적 안정과 더불어 일상 속 질병 예방과 헬스케어에 관한 연관어가 자주 등장했다. 일상 속에서 좋은 습관을 익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 데이터에서는 어떤 경향이 나타날까?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요즘에는 약국 이외에 제약사 직영몰, 오픈마켓 등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그런가하면 해외 제품 구매를 대행해주는 플랫폼도 대중화돼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졌다. 이 덕분에 올 1분기 건강기능식품 구매 건수는 2년 전에 비해 약 91%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용 고객 증가율 또한 82%로 크게 늘었으나, 이용 금액은 61%의 증가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는 고객들이 비교적 단가가 낮은 카테고리나 소포장돼 구매 부담이 적은 제품을 자주 찾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소비층은 여전히 3040세대다. 그러나 2019 년 1분기에 비해 올 1분기 20대 고객의 이용 건수가 폭증했다. 몸 관리를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에 임하는 젊은 층의 인식을 나타내는 현상이다. 동시에 건강기능식품의 상품군이 홍삼, 녹용 등 전통원료 중심에서 유산균, 루테인, 프로틴 등 면역 강화 및 고단백 식품까지 다양화된 것 또한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같은 기간 여성의 이용 증가율은 238%를 기록하며 남성보다 월등하게 상승했다.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 또한 많아지고 있다. 요즘에는 불안 및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을 앓는 사람이 자주 보인다. 이에 따라 숙면을 돕는 고가의 침구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침대·매트리스 전문점 1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최근 2년간 300만 원이 넘는 매트리스를 산 고객은 15.8% 증가했다. 이는 비슷한 금액대의 다른 상품군에 비해 매우 높은 증가 폭이다. 또 같은 기간에 100만 원 이상의 매트리스를 구매한 고객을 보면 20대의 비중은 약 7%p 상승했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한편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 앱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쉽고 간편하게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앱에서 명상이나 심리 상담 서비스를 받는가 하면, 개인별 맞춤 영양제를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거나, 비대면으로 운동 및 식단관리를 도와주는 퍼스널 트레이닝 서비스 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높은 인기를 얻으며 2019년 상반기 이후 역시 큰 폭의 이용률 증가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맞춤영양제 구독 서비스 제공사 4곳은 평균 720%, 온라인 PT 서비스 제공사 8곳은 평균 220%, 마음챙김 앱 제공사 3곳은 평균 193%의 이용 증가율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디지털, 간편 서비스에 익숙한 2030세대가 주요 소비층이긴 하나 4060세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서 향후에는 이용 연령층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1년이 훌쩍 넘도록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끊이지 않는 이때, 건강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만 간다.

▶ 본 내용은 신한금융그룹 사보 신한인 6월호에도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