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굳이 구매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불황 속에서 ‘가성비’ ‘실속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2020년 9월
소셜 미디어상에서 ‘가성비’에 대한 언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31%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해 오래 사용 가능한 쪽을 선호하는 경향을 띠는 것.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성비와 관련된 제품의 언급량도 함께 커지는 추세를 보인다.
2030은 중고 거래를, 4050은 가성비 커피를
SNS상에서뿐만이 아니다. 실속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2020년 1분기부터 3
분기까지 전년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리퍼브 매장과 중고 거래,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의 이용
건수 증가율이다. 리퍼브 제품이란 판매 후 단순 변심 등의 사유로 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제품의 성능과는 상관없지만 작은 흠집이 있어
수리한 상품을 뜻한다. 리퍼브 매장에서는 이러한 상품을 새롭게 단장해 판매하는데 주로 가구나 가전제품을 구비해놓는다. 분기별
리퍼브 매장 이용 증가율은 168%, 218%, 93%를 기록했다. 실속 소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를
꾸미거나 인테리어를 바꾸려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움직임 또한 많아졌다. 중고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이용 증가율은 각 분기에 73%, 103%, 76%를 기록했다. 고객층으로 보면
2030세대가 60%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 이 밖에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도 각각 63%, 81%, 63%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일상에서도 실속 소비 선호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커피 전문점을 고를 때 가성비가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 2020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카페 운영에 여러 제한 사항이 발생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경우 전년 대비 이용
건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반면 가성비 커피 전문점 이용 건수는 계속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시니어 고객층의 이용 건수가 늘어난
것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030세대 고객은 중고 거래를 주목하고, 4050세대는 가성비 커피를 찾는다. 이처럼 가성비를 추구하는 모습은
어느 한 세대만의 특징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세의 자리를 꿰찬 실속 소비
실속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기에 다양한 곳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는 성향을 보인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결제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일반 소비자에 비해 실속 소비자들이 여러 채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실속 소비 고객이란
2020년 1월부터 10월
까지 리퍼브 매장, 중고 거래 플랫폼,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 중 1곳 이상을 이용한 고객을 뜻한다. 같은 물건도 온라인 쇼핑 플랫폼마다
가격이 다르게 마련이다. 특히 13%의 실속 소비 고객은 최소 4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두루 이용하며 가격을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고객 중에서 4개 이상의 채널을 찾아보는 고객은 6%에 지나지 않았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알뜰 소비가 각광받고 있다. 덩달아 이러한 니즈를 저격한 알뜰 상품 및 서비스를 표방한 업체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동일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게 되고,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지금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이 흐름에 편승해 리퍼브 매장이나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면 버려질 물건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는 자원
선순환을 이루며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 본 내용은 신한금융그룹 사보 신한인 1월호에도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