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문화가 퍼지면서 무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다양한 무인 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계산대에 줄을 설 필요도, 바코드를 찍을 필요도 없는 무인 상점 ‘아마존 고’의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머지않아 무인 마켓이 상용화됨을 암시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아직 계산 절차를 생략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무인 편의점과 셀프 계산대를 설치하는 대형마트가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쇼핑을 마치고 나오면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 점포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 외에도 이러한 무인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사업장이 있다. 바로 카페, 주차장, 빨래방이다.
세 사업 분야는 코로나19 이후로 급격히 확산되는 언택트 문화에 힘입어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하는 무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무인 카페
먼저 무인 카페는 신한카드 이용 금액 기준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의 평균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일반 카페보다 2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5%, 가성비·대용량 전문 카페는 24%에 그친 반면 무인 카페는 무려 50%에 달하는 성장률을 달성한
것. 그렇다고 무인 카페가 일반 카페보다 점포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고객층이다. 신한카드 이용 건수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무인 카페는 남성 고객의 이용률이 58%에 달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46%이고, 가성비·대용량 전문 카페가
50%임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무인 카페는 인건비를 절감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가성비를 중요시 하면서도 기계를 사용하는 주문 시스템이나 협소한 공간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고객층이 무인
카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주차장 사업에 부는 무인화 바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한 이후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동차로 통근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러한 세태에서 무인
주차장은 차량 입출고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차장 앱도 인기를 끈다.
월평균 이용 건수로 따질 때 2018년보다 4배가량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 앱은 인근 주차장의 여유 공간에 대한 정보는
물론 사전에 등록한 결제 수단으로 주차 요금을 자동으로 정산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쉽고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앱의 이용 고객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30
세대의 비중이 7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급성장하는 무인 빨래방 시장
‘셀프 빨래방’, ‘코인 빨래방’ 으로 불리기도 하는 무인 빨래방은 고객이 직접 세탁기와 건조기를 조작해 세탁을 하는 장소다. 365일 24시간
내내 점포를 운영하다 보니 세탁을 원할 때마다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 고객층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으나 아직은
일반 세탁소에 비해 남성과 2030세대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1인 가구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무인 빨래방을 어떤 장소로 인식할까? 소셜 미디어에 등장한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용 패턴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무인 빨래방의 연관어가 ‘한파’, ‘장마’, ‘미세먼지’ 등이었음을 미뤄볼 때 빨래를 말리기 쉽지 않은 계절에 방문하는
특별한 장소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 1년 후 연관어를 살펴보면 ‘카페’, ‘의자’, ‘도보’ 등이 보인다. 연관어인 ‘운동화’는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이제 무인 빨래방은 세탁을 하기 위해 가볍게 방문하면서 카페처럼 잠시 머물수도 있는, 더욱 일상적인 장소로 변모하는
중이다.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사회를 향해
이렇듯 무인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우리 일상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기에는 디지털 기기가 익숙한
젊은 세대의 이용 비중이 높고, 이후 이용 연령층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무인 서비스에 생소한 노년층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법을 지금 안다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무인 산업의 영역도 인공지능, 안면 인식 같은 기술의 발달과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무인화 서비스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인간과 기술의 공존은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제 시험대에 오른 우리나라 무인 산업이 그 균형점을 합리적으로 찾아가길 기대한다.